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남짓 이동하면, 마치 동화 속에 나올 법한 특별한 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베이시(新北市)의 허우통(猴硐) 마을은 한때 탄광 산업으로 번성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고양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마을 곳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졌습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이번 글에서는 허우통 마을의 숨은 매력을 깊이 탐방하며, 꼭 가봐야 할 장소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허우통의 과거와 현재 – 탄광촌에서 고양이 마을로
허우통 마을은 원래 20세기 초반 탄광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지역으로, 대만에서 가장 중요한 석탄 생산지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수많은 광부와 가족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며 마을이 번성했지만, 1990년대 이후 탄광 산업이 쇠퇴하면서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은 점점 잊혀졌고, 한때 유령 마을처럼 변해갔죠.
그러나 2008년경부터 이 마을은 색다른 변화를 맞이합니다. 원래부터 길고양이가 많았던 허우통에서 일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고양이 마을’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대만 전역에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SNS와 입소문을 통해 이곳은 여행자들에게 점점 더 알려지게 되었죠. 지금은 마을 곳곳에서 100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으며, 허우통은 대만 최고의 ‘고양이 여행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허우통 마을 산책 – 필수 탐방 코스
허우통 기차역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고양이 캐릭터로 꾸며진 마을의 풍경입니다. 기차역에는 귀여운 고양이 조형물과 벽화들이 그려져 있으며, 마을 전체가 ‘고양이 테마파크’처럼 꾸며져 있죠. 하지만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중심지 외에도, 조용한 골목길로 들어가 보면 더욱 특별한 장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양이 다리(Cat Bridge)기차역에서 마을로 들어가려면 ‘고양이 다리’라는 육교를 지나야 합니다. 이 다리는 관광객들이 마을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다리 위에서 마을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종종 난간 위에서 여유롭게 햇볕을 쬐는 고양이들도 발견할 수 있어요.
고양이 테마 상점과 카페마을에는 다양한 고양이 테마의 상점과 카페가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 우체국’에서는 귀여운 고양이 엽서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일부 카페에서는 실제로 고양이들이 가게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허우통 고양이 카페’는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으며, 고양이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고양이 보호 구역허우통 마을에는 단순히 고양이를 관광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픈 고양이나 유기된 고양이를 돌보는 보호 구역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협력하여 고양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고양이들은 입양도 가능합니다. 여행 중에 이곳을 방문하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허우통 마을에서 즐기는 특별한 하루 – 추천 여행 코스
허우통 마을은 대만의 핑시선(平溪線)을 따라 위치하고 있어, 주변의 명소들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여행하기 좋습니다. 다음은 허우통을 중심으로 한 추천 여행 코스입니다.
- 오전: 허우통 마을 산책기차를 타고 오전에 허우통에 도착한 후, 기차역 근처의 고양이 테마 거리를 먼저 둘러봅니다. 이후 마을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나 카페에서 쉬어가며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 오후: 탄광 역사 탐방허우통에는 고양이 마을뿐만 아니라 탄광촌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박물관과 유적지도 있습니다. ‘허우통 탄광 박물관’에서는 옛날 광부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탄광 터널을 재현한 공간도 있어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을 근처에는 오래된 철도 터널과 광부들의 숙소였던 건물들도 남아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저녁: 스펀(十分)에서 천등 날리기허우통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대만의 유명한 천등 마을 ‘스펀(十分)’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스펀에서는 해가 질 무렵 하늘로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어볼 수 있으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허우통을 방문한 김에 스펀까지 함께 여행하면 더욱 알찬 하루가 될 것입니다.
허우통 고양이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한때 번성했던 탄광촌이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매력을 가진 마을로 변신한 것처럼, 허우통은 변화를 통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 장소이기도 하죠. 이곳을 방문하면 귀여운 고양이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번 대만 여행에서는, 허우통의 숨겨진 골목길을 따라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조용한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